티스토리 뷰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힘든 비행을 마치고, 거의 녹초가 되어 도착한 루체른에는 거센 눈발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느꼈지요. "망했구나." 날씨가 생명인 스위스 여행, 그것도 다음 날 산들의 여왕 리기산의 풍경을 마음 속 깊은 꼭까지 담아갈 생각에 들떠있었기 때문이었죠. 2년 전 융프라우에서 눈이 오는 산의 정상 모습이 어떤지를 절실하게 느낀 적이 있었기 때문인지 사진 속에서 보았던 눈까지 시원해지던 푸른 초원의 리기가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즐겁게 보내야겠죠.

 

KLM 밤비행기를 타고 왔기 때문에 루체른에 도착했음에도 겨우 오전 11시 경 이었습니다.

루체른 역에서 나와 길을 건너자마자 펼쳐지는 환상적인 호수의 풍경, 그 옆의 목조다리 카펠교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눈 길에서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였는데, 긴 비행의 피로 때문인지 옆을 볼 여유조차 없이 오직 앞만 보고 직진하였습니다. 카펠교 옆의 다리를 건너 2박의 숙박이 예정되어있는 매직 호텔로 향했습니다. 다리를 건너 구글 지도상 매직 호텔이 있는 왼쪽으로 꺽어 강변을 따라 직진하였습니다. 조금 가다 구글 지도 상 호텔의 위치에 도달하여서 옆에서 장사 준비를 하고 계신 순박하게 생긴 스위스 아저씨께 여쭈어봅니다. 도대체 매직호텔은 어디인가요?ㅠㅠ 맙소사.. ㅠㅠ 매직호텔은 바로 앞에 보이는 꽤나 높아보이는 돌계단 위.. 잠시 난처한 표정을 짓는 우리에게 우리의 순박한 스위스 아저씨, 데려다주겠다고 하더니 어머니가 가지고 다니시던 무거운 캐리어를 번쩍 집어드시더니 돌계단 위까지 날라주십니다. 어찌나 고마웠는지.. 스위스 아저씨 짱짱맨 ㅠㅠ

 

매직호텔의 입구는 꽤 좁은 골목 입구에 있습니다. 우리는 힘들게 입구에 도착했지만 예약했을 때 안내받았던데로 체크인은 근처에 있는 Best Western Hotel Krone에서 하네요. 5분 정도의 거리이지만 워낙에 힘들었던데다가 눈이 내려 미끄러운 돌길을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가려니 거의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체크인 호텔에 도착하여 물어보니 고맙게도 이른 시간인데도 체크인을 도와주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시스템이 잘 작동하지 않으니 1시간만 있다고 오라고 합니다.

 

왜 직접찍은 사진이 없는지.. - booking.com 펌

 

짐을 맡겨두고 일단 나와서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서 돌아다녔습니다. 근처에 coop이 있어 먹을 것을 찾아보지만 다리가 너무 아파서 앉아서 먹을 곳을 찾기 위해서 다시 나왔습니다. 그러다 발견한 간판 '마시따' 한국음식이라니, 참 반갑습니다.

 

들어가보니 한국음식을 일회용 접시에 담아주는 집입니다. 테이크아웃을 하거나 바에 서서 먹을 수 있도록 되어있었습니다. 앉은 곳이 없냐고 물으니 2층으로 올라가라고 합니다. 올라가보니 같은 상호지만 파는 음식이 조금 다르고 가격이 훨씬 비쌉니다. 지금 가격을 신경쓸만한 상태가 아닌지라 일단 앉아서 된장찌게와 뭔가 다른걸 하나 시켰는데 뭔지 지금은 기억이 안납니다.-_-

 

한식당이라고 되어있고 상호마저 마시따이지만 요상한 일본 인형과 그림들로 인테리어가 되어있습니다. 뭐지 이 이상한 분위기는.. 나온 음식도 된장찌게라고는 볼 수 없는 이상한 밍밍한 국이 나와버렸습니다.. 가격은 비싼데 말이죠 ㅠㅠ 하지만 왜 나왔는지는 모르겠고 함께 곁들여서 나온 고추장에 밥을 비벼먹고나니 속이 확 풀어집니다. 역시 한국 사람은 고추장이지 말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체크인호텔에 오니 방키를 줍니다. 다시 캐리어를 낑낑 끌고 매직호텔로 갑니다. 매직호텔의 엘레베이터는 유리로 된 호텔 현관문 바로 오른쪽에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이게 엘레베이터인지 모르고 캐리어를 들고 올라가시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방이 꽤 넓습니다. 화장실도 깨끗합니다. 매직호텔은 방마다 이름이 있고 그에 따른 테마가 있습니다. 우리가 이용한 방은 염소와 젖소 모형도 있고 사슴 머리 조각도 벽에 걸려있습니다. 뭔가 으스스합니다. 어쨌든 쉴 곳이 있다는 것에 안도한 우리는 씻고 바로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방도 구글 이미지 검색에 있네요. 구글은 정말 대단합니다. -_-bb  이렇게 보면 괜찮아 보이지만 불끄고 보면 꽤나 기괴하고 무섭습니다.

 

잠에서 깨어나서 다시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옆에 앉은 스위스 아가씨들 커다란 피자를 한판씩 앞에다 두고 무섭게 먹어치웁니다.

밥을 먹고는 가볍게 강변 산책을 통해 루체른의 야경을 감상하고는 힘든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아까 스위스 짱짱맨 아저씨가 활약했던 계단이네요.

도나우강의 야경을 보고 카펠교를 구경하였습니다.

카펠교의 내부에는 루체른의 역사와 성서의 이야기들이 그러져 있다고 합니다. 


하루 종일 만나본 스위스인들에 대한 인상은 참 순박하고 친절하다 입니다. 후에 이탈리아 사람들도 만나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은 세련되고 한국 사람들처럼 계산적인 면이 많이 보였지만 스위스 사람들은 아무 조건없이 관광객들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옷차림이나 생김새도 다른 유럽인들과는 다르게 수수하고 검소해보였습니다. 역시 청정 자연 스위스에서 자라온 덕분에 사람들도 유기농이 되어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다음날 이어지는 리기산 등반 이야기와 관련 정보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